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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서 불길 '활활'.. 산불로 두 번 고통

이용주 기자 입력 2025-03-27 21:08:36 조회수 0

[ 앵 커 ]

온양읍 산불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화재 현장 인근 주민들도 며칠째 집에 못 가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의 대피 명령에 피난민 신세가 된 주민들은 불안감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용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마을 바로 뒷산에서 타오르는 시뻘건 불길.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찬 동네에서는 연신 다급한 안내 방송이 흘러 나옵니다.

"마을 주민들은 즉시 온양읍사무소에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눈앞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피해 집을 떠난 주민들을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간이 텐트 34동이 빼곡히 들어선 체육관입니다.

성별을 나눠 한평 남짓한 텐트 한 동에 3~4명이 함께 잠을 잡니다.

안전한 대피소에 있어도 눈앞까지 들이닥쳤던 산불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 유미혜 / 울주군 온양읍 외광리 주민 ]
"어제도 또 산에 불이 나가지고 집까지 내려오니까 그거 끈다고 막 정신이 없었어요. 그래 가지고 여기 와서 (쓰러져 잤어요.)"

온양읍 산불 발생 첫날인 지난 22일 106명이었던 대피 주민은 엿새째인 27일 기준 3배가 넘는 355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1인 가구에 고령층으로 사회적 지지기반이 약한 주민들.

울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가 대피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한 심리 상담 건수는 350건을 넘어섰습니다.

[ 권하영 / 울산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
"(재산) 손실이 될까 봐 밤새도록 나가서 불만 쳐다보고 계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불안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 게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울산시가 산불 현장 인근 마을마다 소방설비와 인력을 집중 투입해 현재까지 온양읍 산불 관련 민가 피해는 한 건도 없는 상황이지만

쉽사리 잡히지 않는 불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주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취재: 김능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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