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말 기습적으로 찾아온 꽃샘추위에 울산배 재배농가 10곳 중 6곳 이상이 냉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올가을 배 수확을 망치지 않을까 배 재배 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주군 웅촌면의 한 배 과수원입니다.
산기슭에 자리 잡은 신고배와 황금배 나무마다 하얀 꽃을 피워 물결을 이룹니다.
하지만 배꽃 몽우리 속에 분홍빛으로 살아 있어야 할 암술머리가 검게 변했습니다.
암술 네 가닥 이상이 있어야 배꽃 수정이 가능한데, 지난달 말 갑작스레 찾아온 꽃샘추위에 검게 얼어붙어 생명력을 잃은 겁니다.
[이형도 원예농협 웅촌영농회장]
"(배) 꽃은 씨방(씨를 감싼 배주)에서 줄기가 나와 가지고 암수가 교배를 해서 열매가 맺어지는데, 그 씨방이 까맣게 얼어버렸기 때문에 올해는 결실이 어렵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울산배 냉해 피해 농가는 모두 296곳.
전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자 474명 중 62.4%가 냉해 피해를 입었다고 공식 접수했습니다.
웅촌 일대 배나무의 냉해 피해가 가장 심했는데, 기온이 크게 떨어진 지난달 30일과 31일 웅촌 최저 기온이 영하 4도로 서생면에 비해 1.9도나 낮았기 때문입니다.
배꽃이 활짝 피기 전 몽우리 상태로 냉해를 입은 배나무는 인공수정이 가능해 그나마 피해를 줄였습니다.
[윤선우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주무관]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냉해 피해를 받게 되면 그때는 수정도 안 되고 완전 이제 냉해 피해를 크게 받는 건데 (중략) 그 당시에는 꽃 몽우리 상태였거든요. 몽우리 상태로 있는 배들은 피해를 크게 안 봤고"
지난 2월 말 현재 울주군의 배 재배농가는 1천76곳, 면적으로는 402ha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냉해 피해까지 보장된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360곳, 33%에 불과합니다.
2년 전 냉해 피해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찾아온 이상기후에 배 재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상욱입니다.
영상취재:최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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