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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상형이었는데"‥ '딥페이크' 부부 사기단

이용주 기자 입력 2025-04-30 20:53:10 조회수 0

[앵커]

젊은 사업가부터 노인, 주부 등 남녀노소 100여 명이 연인 행세를 하며 돈을 뜯어내는 일명 '로맨스 스캠'에 당했습니다.

'딥페이크'로 상대방이 원하는 이상형을 만들어낸 부부 사기단이 검거됐는데 이들이 챙긴 돈은 120억 원이 넘습니다.

이용주 기자.

[리포트]

[딥페이크 화상채팅 화면]
"괜찮아? 잘 보여? 지금 이제 집에 갈 거야. 카톡해."

마치 연인 사이처럼 영상통화를 하는 이 여성.

본인 얼굴이 아닌 딥페이크 기술로 다른 얼굴을 덧씌운 가짜 인물입니다.

SNS에서 이성에게 무작위로 말을 걸어 연락을 시작한 뒤,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채팅을 하며 교제하는 사이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신뢰가 쌓인 뒤엔 투자 전문가의 유튜브를 보며 함께 공부하자고 권유했습니다.

[가짜 투자 전문가 강의]
"오늘부터 시작되는 이 라이브강연을 통해서 이런 사람들이 속이는 경제를 제대로 판단하는 기준도 저와 함께 하나씩 알아 가시고요."

그러나 이 남성도 딥페이크 기술로 다른 얼굴을 얹은 가짜 전문가였고,

수천명에 달하는 실시간 조회수와 유익하다고 칭찬하는 채팅창도 조작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자신과 교제하는 상대방이 큰 돈을 벌었다는 말에 돈을 넣었습니다.

[사기 피해자(변조)]
"계속 그걸 설득을 해요. 자기 돈을 번 거를 또 보여주고 그런 식으로요. 나중에 뭐 미래까지 함께 하자. 막 그런 식으로도."

하지만 영상통화를 한 이 여성과 경제 전문가 행세를 한 이 남성은 사실 부부 사이였고,

한없이 다정했던 연락은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순간 단번에 끊어졌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이들이 이런 식으로 100여 명을 상대로 뜯어낸 돈은 120억 원.

기업체 사장과 주부, 노인, 장애인까지 1명당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8억원 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고일한 /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남녀노소 다 가리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얼마든지 그 비슷한 연령대에 맞춰주면 되니까. 얼굴과 이걸."

경찰은 로맨스 스캠 조직 인사팀장 등 10명을 구속하고 35명을 입건하는 한편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총책이자 가짜 투자 전문가 30대 강 모씨와 영상통화를 담당했던 강씨 아내의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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