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반구천의 암각화.
포르투갈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암각화가 발견되면서, 댐 건설을 막고 유산을 지켜낸 한 지역이 관광도시로 탈바꿈한 건데요.
세계유산 등재가 가져온 변화, 이다은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1994년, 포르투갈 북부 코아 계곡 댐 공사 도중 구석기시대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 암각화 유적이 발견됩니다.
3만 년 전 구석기인들이 사냥하던 동물 1,200여 점이 바위 위에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인 유적을 지켜내기 위해 학생들과 주민들의 행동이 이어졌습니다.
"댐은 우리 지역을 위해 물을 가져다주지 않아요."
결국 1995년 댐 건설은 중단됐고, 1998년 코아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코아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발판삼아
암각화 관광도시로 탈바꿈했습니다.
포르투갈 정부는 댐 건설 논란과 암각화의 보존 과정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세운
코아 국립박물관은 관광명소가 됐습니다.
[구스타보 두아르테 / 코아 시장] (2019년 인터뷰)
요식업과 숙박업 또 특산물 판매 등으로 경제가 활발해지고 있고요. 확실히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이 지방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된 건 사실입니다.
코아시는 무분별한 접근을 막고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기 위해, 암각화 관람은 반드시 공인 가이드와 동행하도록 해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농사만 짓던 주민들은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고, 자신의 집이나 농장을 숙박시설로 바꾸며 관광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까를로스 엔히크스 / 농부] (2019인터뷰)
1991년에 암각화가 발견된 후 저는 구석기 역사 탐방 가이드 자격증을 땄습니다. 관광객이 찾아와서 묵을 수있는 숙소라든지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시민의 힘으로 유산을 지키고, 도시의 미래를 바꿔낸 코아의 변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울산 반구천 암각화도 등재 이후의 길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MBC뉴스 이다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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