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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도심 탈출‥ "바닷가에서 숙제해요"

이용주 기자 입력 2025-07-04 22:02:11 조회수 0

[앵커]

찜통더위에 열대야에 잠 못 드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콘크리트가 한낮의 열기를 다시 뿜어내는 도심 탈출 행렬이 밤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냉수대 덕분에 시원하게 숙제도하고 잠도 청하는 바닷가를 이용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린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드넓은 만남의 광장이 한산한 모습입니다.

강아지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 몇몇이 눈에 띌 뿐입니다.

[강동우 / 울산 남구 달동]
강아지 산책 시키려고 나왔고 지금 날씨가 너무 더워서 다른 이유로는 올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아요.

최근 이틀 연속 열대야가 계속되고, 어젯밤에도 최저기온 24.6도로 열대야 기준에 근접한 울산.

[기자]

보통 돗자리를 펼치거나 텐트를 치고 여름밤을 즐기는 명소인 이 잔디밭에도 앉아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도심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흡수한 한낮의 열기가 밤에도 뿜어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강동환 김채은 / 울산 중구 우정동]
해 지고 좀 그나마 시원해졌지 않을까 하고 나왔는데 그래도 아직 좀 덥고 많이 습한 것 같아요.

이렇게 한 밤중까지 푹푹 찌는 도심 탈출 행렬은 바닷가로 이어집니다.

국가정원에서 불과 15km 떨어진 동구 주전해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닷가에서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한여름 무더위를 싹 날려줍니다.

사이좋게 둘러 앉아 야식을 즐기기도 하고 낮에 못한 학교 숙제를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예 간이 침대를 설치하고 누워 침낭까지 덮고 잠에 든 사람들도 있습니다.

[양미진 김영배 / 울산 북구 송정동]
달동에도 갔다가 지금 성남동도 갔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거든요. 근데 여기가 제일 시원한 것 같아요.

동해안에 형성된 냉수대 덕분에 도심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겁니다.

울산 앞바다의 표층수온은 목욕탕 냉탕 온도와 비슷한 15도 안팎.

같은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강원도보다도 5도가 낮습니다.

여기에 여름철 남서풍이 선풍기 역할을 하면서 바닷가 기온은 도심보다 하루종일 6~7도 정도 낮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최윤구 / 울산 동구 서부동]
이 바닷바람이랑 산바람이랑 좀 같이 이렇게 느껴지니까 이 시원함이 좀 더 상쾌한 바람이 온다고 해야 되나.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폭염이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렇게 푹푹 찌는 도심 탈출 행렬은 점점 더 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이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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