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 커]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우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양상도 변하면서 대비를 잘해도 예기치 못한 피해가 생길 수 있는데요.
태풍 차바 때 큰 피해를 입고 재발을 방지하겠다며 시작된 침수방지 시설 공사가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습니다.
이용주 기자.
[리포트]
중구 태화시장 한 켠에 배수펌프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빗물 8천500톤을 담을 수 있고 1분에 1천700톤의 물을 태화강으로 밀어낼 수 있습니다.
큰 비 피해도 거뜬히 막을 수 있는 시설이지만 주민들에게는 기대보다는 원망의 대상입니다.
벌써 5년째 공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완공 약속은 매년 해를 넘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문점 / 태화시장 상인]
"지난해 연말까지는 꼭 마무리한다고 했는데 또 지금 올여름이거든. 여름에 폭우가 쏟아지지 겨울에 오는 거 아니잖아요."
태풍 차바와 같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건설이 시작됐지만 현재 공정률은 72%.
올여름으로 밀렸던 준공 약속이 또 연말로 번복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박정순 / 태화시장 상인]
"늘 불안하고 겁도 나고 그렇습니다. 저녁으로 비 올 때는 집에 가도 막 불안하니까 진짜 잠을 못 자고 있습니다."
혁신도시 등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태화강으로 곧바로 내보내는 배수터널 공사는 공정률 11%에서 아예 중단됐습니다.
주택가 한가운데서 수시로 벌어지는 발파작업에 민원이 잇따르자, 중구청이 새로운 공법을 찾겠다며 공사를 멈춘 겁니다.
(S/U) 문제는 공법이 바뀌면 사업비와 기간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이미 공사가 지연되며 487억 원이던 건설 비용은 100억 원 이상 불어난 상황.
건설비가 또 늘어날 경우 정부를 다시 설득해서 예산을 받아야 합니다.
[김은진 / 울산중구청 건설과장]
"사업비가 과다하게 증액을 하게 되면 추가로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해서 사업비 증액에 대해서 협의를 거쳐야 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가 태화시장을 휩쓸고 떠난 지 올해로 9년째.
그동안 나아진 게 없는 상황에서 올여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주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용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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