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 커]
울산에서는 집중호우로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수돗물 공급이 사흘째 중단됐습니다.
지자체가 급수차를 동원하고 생수를 나눠주고 있지만 찌는듯한 더위에 당장 쓸 물은 부족하기만 한데요.
급기야 주민들이 인근 하천에 나와서 머리를 감고 빨래를 하고, 물을 길어다 쓰고 있습니다.
정인곤 기자
[리포트]
폭우로 주말부터 수돗물 공급이 완전히 끊긴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주민들이 인근 하천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돌다리를 빨랫판 삼아 당장 입을 옷을 세탁하기도 하고,
세숫대야를 들고나와 하천물로 세수를 하고 머리도 감습니다.
지자체가 공급하는 물이 부족하다보니 하천 물을 직접 길어다 생활용수로 쓰기도 합니다.
[양정옥 / 울주군 언양읍]
"화장실이 제일 급해요. 화장실 물 내리는 것 때문에 그래서 10리터 이상을 부어야 한 번 내릴 수 있어요. 그래서 물 받으러 왔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들은 도저히 물을 구할 수 없어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임일호 / 서부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
"지금 현재 상황은 물이 다 소모돼 가지고 지금 이용객도 이용할 수 없고 지금 폐쇄 상태입니다."
물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업도 접고 있습니다.
5일마다 장이 열리는 전통시장은 장날이 됐지만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당장 마실 물도 부족한데 음식 장사를 할 수가 없어 장사를 포기하고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오영숙 / 언양 알프스시장 상인]
"대야에 이거 한 방울씩 받아가지고 이거 가지고는 해당이 안 된다니까. 우리 장사도 못하고 다 문 닫았어. 저 앞에 집도 문 닫고 다 닫았어‥"
지자체의 늑장 대처도 물 대란을 키웠습니다.
재난문자가 처음 발송된 건 단수 직전인 지난 20일 오전 7시 47분.
상수도관 파손 사실을 전날 알고도 미리 공지를 안 해 대비할 시간도 없이 물이 끊긴 겁니다.
[한재원 / 울주군 언양읍]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을 만큼 물을 준비 안 했다 이 말입니다. 전쟁이 났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디 가서 물을 구하겠습니까?"
다행히 사흘 동안 찾지 못하던 상수도관 파손 지점을 발견해 복구는 마쳤지만,
내부 청소와 다시 물을 채우는 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조석현 / 울산상수도사업본부 시설관리부장]
"작업 환경이 매우 좋지 않은 곳에 있어서 작업 기간이 길어지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된 데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고‥"
폭염 속 예고도 없이 시작돼 사흘을 이어진 단수에 평범한 일상이 송두리째 쓸려가 버렸습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영상취재 : 김능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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