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 커]
최근 울산에 유례없는 집중호우가 내리고 폭염도 일찍 발생하는 등 여름 날씨가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MBC가 만난 사람 오늘은 MBC 재난자문위원이신 유니스트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차동현 교수와 함께 여름 기후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사)
Q. 먼저 최근 집중호우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장마가 이달 초에 일찍 끝나고 '이제 폭염밖에 안 남았다'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런 갑자기 많은 비가 왔습니다. 그 이유,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최근에 남중국해에서 태풍을 동반한 열대 저기압이 발생했고, 이러한 열대 저기압이 중위도 지역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들을 공급하면서 또 이러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됐고요.
또한 우리나라 상공에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찬 공기를 유입시켰습니다. 그래서 고기압이 약화되면서 이런 호우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폭우 같은 경우는 '슈퍼 컴퓨터도 예측이 힘들었다' 그런 얘기가 있을 정도인데, 그 양도 정말 예상 밖이었거든요. 이렇게 물폭탄 수준의 호우가 집중된 이유는 또 어디 있을까요?
북태평양 고기압은 하강 기류를 유발합니다. 이로 인해서 비가 내리지 않고 맑은 날씨가 지속되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지면의 온도가 높아지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대기 하층에는 점차 에너지가 축적되게 됩니다. 대기의 온도가 1도 올라가게 되면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는 양이 약 7% 정도 늘어나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대기 불안정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동안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하강 기류를 통해서 이러한 에너지의 분출을 억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기압 세력이 약화되면서 누적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분출되게 되었고요. 그로 인해서 물폭탄 수준의 극한 호우가 7월 중순에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Q. 이런 집중호우가 쏟아진다고 해도 낮에 오면은 어느 정도 대비도 되고 대피도 가능한데, 한밤중에 주로 많이 집중이 됐어요. 밤에 이렇게 쏟아진 이유는 또 어디 있을까요?
야간에 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하층 제트 기류의 강화하고 연관이 될 수 있습니다. 밤에는 하층 대기가 상대적으로 안정화되기 때문에 마찰이 약하게 되고요. 우리나라에 따뜻하고 많은 수증기를 공급할 수 있는 이런 하층 제트가 약해진 마찰에 의해서 더 강화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한반도에 이런 야간에 호우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또한 야간에는 온도가 낮아지게 되면서 상대 습도가 높아져서 비가 더 내릴 확률이 높을 수 있고요. 또 해륙풍과 같은 국지 순환이 또 낮과 밤에 또 달라지게 되고 이로 인해서 해안 지역에서 극한 호우가 또 발생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무더운 한여름에도 낮에 호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울산 같은 경우에도 7월 19일에 낮 동안 80mm 이상의 호우가 발생했거든요. 따라서 여름철에는 낮뿐만 아니라, 밤낮 가리지 않고 이런 호우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여름 날씨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동안에 봐왔던 여름 날씨하고 참 다릅니다. '일반적이지 않다' 그런 생각이 들게 되는데, 이렇게 이런 현상들이 앞으로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좀 높은가요? 어떤가요?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로 인해서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폭염·호우·태풍 등의 기상 현상들이 점점 이례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즉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 변화의 양상과 자연 자체에 의한 기후 변동성이 같은 위상을 갖고 변하게 되면 이러한 극한 기상, 기후 현상들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게 되는데요.
예를 들면 기후 변화로 우리나라 주변의 온도가 우리나라 남쪽에 있는 아열대 지역보다 더 훨씬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주변에 온도를 높게 만드는 자연 변동성, 예를 들어 '태평양 10년 주기 자연 변동성'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음의 위상을 갖게 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요. 이런 두 현상들이 합쳐지게 되면 그 영향이 가중되면서 이런 우리나라의 폭염도 지속될 수 있고, 또 이후에 바로 호우가 나타날 수 있는 그런 극한 현상들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우리 울산 지역의 날씨 어떨지 궁금합니다. 어느 정도 좀 예측이 될까요?
현재로서는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또 상층의 티베트 고기압이 점점 우리 한반도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러한 고기압 세력들이 하층에 에너지를 계속 축적하고 있고, 불안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이런 고기압 세력이 약화만 된다면 7월 중순과 같이 호우나 또는 또 태풍이 우리나라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앵 커]
자연 현상이라는 건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기후 변화만큼은 우리 인류가 만든 건 분명한 거 아니겠습니까? 좀 더 긍정적인 그 회복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런 노력들,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앞으로 계속해서 많은 정보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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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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