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동해 바다 속 생태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뜨거워진 바다에 올해는 유독 많은 고래가 찾았고 상어의 출현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다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푸른 동해 바다 한 가운데 나타난 거대한 고래 한 마리.
서서히 수면 위로 솟아오르더니 숨을 한 번 쉬고는 다시 깊은 바다로 미끄러지듯 사라집니다.
최대 23미터까지 성장해 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생명체로 알려진 참고래입니다.
홀로 다니는 참고래와 달리 수십 마리가 한데 모인 참돌고래 떼는, 바다 위에서 경주를 벌이듯 연신 물보라를 일으키며 다같이 힘차게 질주합니다.
앞부분이 크고 둥근 큰머리돌고래들은 산책하듯 여유롭게 노닐며 바다 위에서 군무를 펼칩니다.
모두 올 여름 우리 동해바다에서 발견된 고래들입니다.
올해 8월 동해바다에서 발견된 고래는 5종류 1,649마리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많이 늘어난 건 더운 바다에 사는 고래들.
주로 온대와 열대 바다에 분포하는 큰머리돌고래는 지난해보다 6배나 늘어난 400여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박겸준 /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연구관]
"기후 변화, 수온 상승이 정말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고 또 그러한 영향으로 해서 이 (큰머리)돌고래의 분포에도 변화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실제로 우리 해역의 표층 수온은 지구 평균보다 두 배 넘게 빠르게 오르고 있고, 그중에서도 동해의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아열대 해역과 비슷한 환경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겁니다.
늘어난 건 고래만이 아닙니다.
2022년 1건이던 상어 출현 현황은 2023년 15건, 지난해 44건으로 3년 만에 크게 늘었습니다.
더워진 동해 바다에 난류성 어종인 방어나 고등어가 늘어나면서, 먹이를 쫓아 상어가 함께 동해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선길 /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관]
"우리나라 동해의 독도 인근 해역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열대 어종인 참다랑어 알이 채집될 만큼 동해는 난류성 어종의 터전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유래 없는 폭염과 함께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동해바다.
수온 상승으로 변화하는 생태계가 눈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다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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