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숲이 언제부턴가 소나무 재선충병과 산불, 산사태 피해로 이어지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울산MBC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국내 산림정책 문제점을 연속기획으로 탐사보도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우리 숲의 현 상황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이다은 기자 입니다.
[리포트]
지난 여름, 경북 경주시의 한 마을 뒷산입니다.
산 전체가 마치 낙엽에 물든 듯 온통 갈색으로 뒤덮였습니다.
재선충병에 걸려 소나무가 말라죽어 가는 겁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재선충이 번지기 시작하면 산 전체를 덮는다'를 생생히 보여주는 현장 같습니다."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재선충병은 울산, 경주, 포항을 중심으로 전국 16개 시도로 확산됐습니다.
산림당국은 재선충병을 막는다며 감염목을 베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나무를 심는 숲가꾸기를 벌였습니다.
베어낸 나무는 그 자리에 쌓아뒀고, 갈수록 강력해지는 산불에 피해는 늘어났습니다.
[기자]
한쪽에서는 산불 진화가 한창이지만 바로 옆에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는 훈증더미가 가득 모여있습니다
산림당국이 지금까지 심은 나무는 무려 120억 그루, 투입된 예산은 7조원이 넘지만 재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홍석환 / 부산대 교수]
"자연적으로 자라는 나무를 전부다 잘라낸 거죠. 그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까 그 와중에 토양이 또 약해지고."
산림청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재선충을 방제하기 위해 적기에 고사목 제거가 중요하다는 원론적 답변만 받았습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지금까지의 정책이 먹히지 않았다. 실패했다."
재선충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소나무를 베는 방제는 40년 가까이 되풀이되며 올해도 투입된 예산이 1천억 원이 넘었습니다.
MBC뉴스 이다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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