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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 대신 연이은 비‥ 가을장마 왜?

이다은 기자 입력 2025-10-24 23:21:27 조회수 1

[앵커]

가을이 깊어가는 시기지만 실제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기는 어려운 요즘입니다.

연일 흐린 날씨에 돌아서면 비가 내리면서 청명하고 높은 가을하늘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비가 잦아지면서 늦은장마, 가을장마라는 말까지 생겨난 이유, 이다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공원을 걷는 시민들의 한 손엔 빠짐없이 우산이 들려 있습니다.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가을 산책에도 우산은 필수품이 됐습니다.

그친 듯 하다가도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시민들은 다시 우산을 꺼내듭니다.

[신금자 /김해 구산동]
"청명한 하늘을 못 보니깐 가을 같지가 않아요. 아침에는 오늘 해가 딱 떠서 기분 좋았거든요."

기상청 기준 이번달 울산에 비가 내린 날은 오늘을 포함해 20일, 단 이틀을 빼고 매일 비가 내렸습니다.

올해 만큼은 아니지만 지난해에도 비슷했습니다.

작년 10월에도 비가 내린 날은 18일로 한 달의 절반 이상 강우가 기록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확의 계절인 10월은 비가 잘 내리지 않는 달입니다.

실제 1945년 이후 울산지역 10월 평균 강수일수는 단 6일에 불과합니다.

지난해에는 평균의 3배, 올해는 한 달이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3배를 넘어섰습니다.

비가 내린 날이 많아진 만큼 비가 내린 양도 평년에 비해 많아졌습니다.

[김보영 / 울산기상대 주무관]
"울산 지역에 10월 현재까지 내린 누적 강수량은 172.4mm로 월 평년값인 74.8mm의 2배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이렇게 잦아진 가을비의 원인은 기후변화입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바다가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더 쉽게 확장되고 오래 유지되도록 만들어,

보통 9월이면 약해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10월 중순을 넘어서도 세력을 유지하면서 가을장마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박민규 /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
"고온 다습한 공기를 이렇게 유입하도록 만드는 한반도 주변의 높은 해수면 온도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서 앞으로도 가을 장마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천고마비라는 말처럼 높고 청명한 하늘로 대표되는 가을은 사라지고, 그치지 않는 비가 이어지는 가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MBC 뉴스 이다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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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dan@us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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