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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가을비에 멈춰선 수확‥ 속타는 농가

이용주 기자 입력 2025-10-24 23:22:43 조회수 0

[앵커]

이렇게 가을비가 장마처럼 이어지면서 추수를 앞둔 벼농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여름 논처럼 질퍽한 논에 농기계를 투입할 수가 없어 수확이 계속 미뤄지다 보니, 낟알에서 다시 싹까지 트고 있습니다.

이용주 기자.

[리포트]

들판마다 노랗게 익은 벼가 그대로 있습니다.

이달 초부터 추수가 진행됐어야 하지만 아직도 손을 못 댄 곳이 더 많습니다.

계속되는 비로 논이 진흙탕이 되면서 벼를 베는 수확기계가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기예보를 믿고 수확기계를 투입한 이 농가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1시간도 안돼 추수를 중단했습니다.

[최근식 / 울주군 두서면 벼재배 농민]
"나락에 물이 차면 콤바인으로 안 베집니다. 그 다음에 콘바인 안에 통에 넣으면 벼가 올라와야 하는데 올라오지 않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계속되는 습한 날씨에 벼에서 흰색 곰팡이가 피기도 하고,

수확의 때를 놓치다 보니 다 자란 벼에서 다시 싹이 트기도 합니다.

[기자]

이렇게 쓰러진 벼를 제때 거두지 못하면 낟알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곰팡이와 수발아 현상 모두 벼의 품질을 악화시키고 도정수율을 낮춰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입니다.

[손진길 / 울주군 두서면 벼재배 농민]
"발아가 되면 도정을 해도 발아된 자체는 쌀 알맹이가 나오지 않고 가루가 되어서 손실이 엄청 많습니다."

농민들에게 벼를 받아 도정해야하는 미곡처리장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에 1톤 화물차 300대 분량을 받을 수 있는 이곳에 어제 오늘 찾아온 차량은 10대 안팎.

수매기간 1달 중 절반이 지났는데 올해 수매목표 1만톤 가운데 아직 2천톤도 안 들어왔습니다.

[서정익 / 울산 두북농협 조합장]
"우리가 낮에는 (농민들이) 가지고 오면 내려놓고 밤에 직원들을 투입을 할 겁니다. 그래서 수매하는 데는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역대급 폭염에 장마 같은 가을비까지 애를 먹이면서 농민들은 하늘만 바라보며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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