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거듭했던 울산 HD가 시즌 마지막 경기마저 패하고도 1부 리그 잔류에는 성공했습니다.
강등권 경쟁팀들의 부진으로 '잔류 당했다'는 평가를 받는 울산은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정인곤 기자가 울산 HD의 올 시즌을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홈 팬들 앞에서 열린 리그 최종전마저 내줬지만 10위 수원의 동반 패배로 K리그1 잔류에 어부지리로 성공한 울산.
지난해까지 왕조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팀이라고 볼 수 없는 치욕스러운 결과에 상처받은 팬들의 분노는 폭발했습니다.
[김기원 /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 의장]
"내년에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누가 어떻게 할 건지 나와서 말이라도 해주세요."
올 시즌 울산은 모든 게 어긋난 한 해였습니다.
지난 시즌 갑작스러운 홍명보 감독의 이탈 이후 팀을 추스르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김판곤 감독의 울산은 출발부터 불안했습니다.
선수단 노쇠화라는 약점 보완을 위해 젊은 선수들을 대폭 영입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
홈 개막전부터 2부 리그에서 올라온 안양에게 일격을 당했습니다.
잠시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이후 두 달 동안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팬들의 우려는 점차 커져갔고,
"김판곤 나가! 김판곤 나가!"
결국 울산은 김판곤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습니다.
13년 만에 K리그 사령탑으로 복귀한 신태용 감독이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소방수로 등장했지만,
정작 신 감독은 선수단은 물론 구단과 반목을 거듭하다 상처만 남기고 팀을 떠났습니다.
[이청용 / 울산 HD (지난 10월 18일)]
"누가 더 진솔된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좀 부끄러운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3연패 전력을 고스란히 보유하고도 두 차례 감독 경질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시즌 내내 강등권 주변을 맴돌다 마지막까지 팬들을 실망시키며 유종의 미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노상래 / 울산 HD 감독대행]
"솔직히 중간에 와서 여러 가지들을 이렇게 한다는 거는 솔직히 좀 힘들었고‥ 하여튼 죄송합니다."
강등이라는 최악의 결과는 피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당장 감독은 물론 구단을 총괄하는 단장의 자리도 공석인 상태.
차기 감독 후보가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누가 언제 결정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부 주전 선수들의 이적설까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시즌은 끝났지만 팬들의 우려는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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