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쓰레기 속에 혼자 살던 70대‥ 화재로 숨져

정인곤 기자 입력 2025-12-29 20:20:00 조회수 48

[앵 커]
어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7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집 안에 가득한 쓰레기 더미에 화재 진압도 구조도 쉽지 않았는데요.

혼자 살던 이 남성은 평소 도움의 손길도 거절해왔습니다.

정인곤 기자
[리포트 ]
아파트 창밖으로 연신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아파트 앞 도로는 화재 진압을 위한 소방차로 가득합니다.

10층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나자 놀란 주민 50여 명도 긴급히 대피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음성변조)]
"막 (문) 두드리고 지금 실제 상황이라고‥ 그때까지도 못 믿었는데 밖에 보니까 119 차들 막 와 있고 해가지고‥"

하지만 불이 난 아파트에 혼자 살던 70대 남성은 끝내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불이 난 곳은 작은 아파트였지만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는데도 8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피해를 키운 건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쓰레기였습니다.

불이 나자 쓰레기들이 그대로 탈 것과 장애물로 변하며 구조도 진화도 어렵게 만든 겁니다.

[기자] 아파트 복도에는 이처럼 불이 난 세대에서 나온 각종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숨진 남성은 혼자 살며 집 안에 물건을 계속 쌓아두는 저장 강박 의심 증세를 보여왔습니다.

외부와 소통도 스스로 거부해 주변에서 도움을 주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남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문을 잠그고 설득이 안 되시는 분이었나 봐요. 문을 안 열어주시더라도 계속 스티커도 붙여 놓고 오고 또 두들겨 보고 얘기를 했는데 전혀‥"

울산에서도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10가구 가운데 4가구는 사회생활이 점차 적어지는 60대 이상 1인 가구입니다.

이런 1인 가구 증가 추세 속에 외부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쓰레기와 함께 사는 저장강박 사례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나 홀로 비극으로 이어지는 이런 위험한 고립을 막기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과 함께 지자체의 더 적극적인 대처가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영상취재 : 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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