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MBC는 과거의 방송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의 변화를 살피는 '되돌어본 뉴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는 울산의 겨울 날씨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울산의 겨울은 따뜻해지고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한파와 폭설로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희정 기자.
[리포트]
하얀 입김이 나오는 강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털목도리와 외투로 중무장해도 견디기 힘든 혹한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작은 하천들은 완전히 얼어붙어 사람들이 뛰어다녀도 위험하지 않을 정도였고,
[2019년 1월 16일]
"큰 하천이 이렇게 꽁꽁 언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리고 이 위에서 또 이렇게 (썰매를) 탈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재밌어요."
태화강도 빙판이 돼 새들이 얼음 위를 걸어다니고, 물고기가 얼어 죽기까지 합니다.
도심에서도 고드름이 얼고, 겨울이면 난방용품이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2006년 12월 28일]
"날씨가 갑자기 추우니까. 평상시보다 2배, 3배 난로가 잘 팔리네요."
딱 20년이 지난 이번 겨울, 날씨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올 겨울 가장 낮은 기온은 영하 8.4도입니다.
관측이 시작된 1946년부터 1980년대까지, 매년 겨울 한 번쯤은 영하 10도 아래의 강추위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 후부터, 강추위는 드문 일이 됐습니다.
이유는 예상한 대로 지구 온난화입니다.
겨울의 평균 최저기온은 1946년 영하 3.8도에서 이번 겨울 영하 1.5도로 점진적이지만 분명히 따뜻해졌습니다.
열대 야자나무도 견딜 만해진 겨울 날씨, 눈썰매장 같은 겨울 놀이시설은 운영도 안 됩니다.
[조은지 김가은 (2014년 1월 4일)]
"옛날에 눈썰매를 탈 때 너무 내려올 때 기분이 좋고 생생했는데요, 지금은, 올해는 안 하니까 너무 슬퍼요."
그렇다고 울산의 겨울이 마냥 더워지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2011년 1월 4일]
"제설 작업이 하나도 안 돼 가지고요. 지금 30분째 올라가지를 못 하고 있습니다."
21.4cm로 역대 최고 적설량을 기록한 2011년 폭설의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지구 온난화입니다.
[2011년 1월 5일 울산MBC 뉴스데스크]
"온난화로 밀려난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남하한 뒤 눈구름이 만들어졌고.."
이후에도 공장 지붕이 붕괴돼 사상자가 발생하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폭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극단적인 추위도, 2000년대까지 줄어들다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역시 북극의 냉기가 온난화로 한반도로 쏟아져 내리면서 예고없는 한파가 찾아오는 겁니다.
2021년 1월 8일 영하 12.2도의 맹추위는, 코로나19 검사소의 검체 보존액마저 얼려버릴 정도였습니다.
[최진아/북구보건소 의사 (2021년 1월 8일)]
"꽝꽝 얼어서 검체를 집어넣을 때 힘들어요."
2023년 겨울에는 영하 13.6도, 관측 사상 2번째로 추운 날씨가 찾아왔습니다.
[박남선 / 태화시장 상인 (2023년 1월 25일)]
"너무 추워서 저도 장사 안 하려고 했어요."
갈수록 더워지는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극단의 한파가 공존하게 된 울산의 겨울.
겨울을 준비하는 방식도, 기상 재난에 대응하는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유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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