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 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과 함께 단종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킨 엄흥도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엄흥도와 가족들은 화를 입을까 두려워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고 하는데요.
엄흥도의 충절을 기리는 서원과 후손들이 울산에 남아있습니다.
홍상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
울주군 삼동면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서원.
단종의 시신을 수습했던 엄흥도의 충절을 기리는 곳입니다.
울산시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공조참판 엄공 원강서원비에는 당대 명필들이 작성해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평소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곳이지만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으로 엄흥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김형주/울산 남구 무거동]
"우리 단체에서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그 영화를 보기전에 엄흥도를 기리는 사원이 있다고 해서 둘러보러 왔습니다."
강원도 영월 호장이었던 엄흥도는 1457년 단종이 승하하자, 삼족을 멸한다는 서슬 퍼런 금령에도 몰래 단종의 시신을 거뒀습니다.
이후 세조의 보복을 피해 가족들과 종적을 감췄고, 242년 뒤 신원이 회복될 때까지 그의 후손들은 심심 산골에서 숨어 살아야 했습니다.
서원 뒤에는 엄흥도의 후손으로 알려진 2대에서 6대까지의 무덤도 함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남지 않은 후손들이 관리를 하다 보니 평소에는 문이 닫혀 있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인기를 끌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관광객을 제대로 받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엄주환 전 울산항교 전교/엄흥도 후손]
"'왕과 사는 남자'로 인해 우리 원강서원비를 관람하고자 하는 분이 많이 오시는데 무엇보다도 관리인을 둘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널리 알려지게 된 엄흥도의 신의와 충절.
'위선피화 오소감심', 바른 일을 하다가 화를 당하더라도 기까이 감수한다는 게 그의 유훈입니다.
후손들은 마을 앞 도로의 이름을 '엄흥도'로 지정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서원 관리에도 지원을 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상순입니다.
영상취재: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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