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골프장 땅 '숲가꾸기'‥선정 과정 '불투명'

황두길 기자 입력 2026-10-20 20:20:00 조회수 33

[앵커]

울산MBC가 민간 골프장 건립에 숲가꾸기 사업이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산림조합이 해당 사업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골프장 땅이 어떻게 산불예방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는지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보도에 황두길 기잡니다. 

[리포트]

올해 말 준공 예정인 9홀 규모의 골프장입니다.

골프장 바로 옆 산에서는 산림청 사업인 산불예방 숲가꾸기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부지 역시 골프장 소유.

때문에 정부 사업을 골프장 확장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건 숲가꾸기 사업 대상지 선정에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산림청 시행 기준에 따르면 산불예방 숲가꾸기는 산불취약지 A, B등급지가 사업 대상입니다.

문제는 울산에 A등급과 B등급지가 거의 없다는 점.

그런데도 매년 관행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다보니, 남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우선순위가 낮은 지역까지 사업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울주군 관계자(음성변조)]
"(산주) 동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일단 예산이 확보되고 나서 그러면 어느 정도 사업량을 할 수 있으니까 그걸 정해가지고 이제 사업 대상지를 찾아야죠. 그걸 미리 찾아놓기는 어렵거든요"

A, B 등급이 아니어도 산불취약시설 주변인 경우 사업을 진행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산불취약시설로 분류되는 기준이 도로나 주택, 농경지 등이어서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어디나 사업 대상지로 삼을 수 있습니다.

사업 수행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

울주군은 업무 과다를 이유로 산림조합에 사업을 전적으로 맡기고 있습니다.

산립조합은 명확한 근거나 사전 계획 없이 산주 동의를 받을 수 있는 곳을 그때 그때 선정해서 사업을 진행합니다.

실제 취재가 시작되자 이곳 숲가꾸기 사업은 중단됐습니다.

산불 예방을 위해 사업을 반드시 진행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산림조합 관계자(음성변조)]
"왜냐하면 그렇게까지 하면서까지 할 필요가 없거든요, 저희는. 계속 (대상지를) 찾아가면서 저희가 하는 건데 그중에서도 동의가 된 거를 하는 거거든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산림조합의 판단에 크게 의존하는 선정 방식에 별도의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정민 / 울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숲가꾸기) 대상지는 명확하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정을 하되, 이런 사업 계획이라든지 이해관계자 중첩되지 않도록 독립된 의사결정 기구가 결정을 해야 되고, 행정이 최종적으로 그 판단을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숲 곳곳에서 모호한 기준에만 기대 철저한 검증 없이 진행되는 산불예방 숲가꾸기.

불필요한 사업에 예산만 낭비되고 사적인 이익에 편법으로 이용되는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황두길입니다.

영상취재: 최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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