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개장 1년도 안 됐는데‥'철거 수순'

황두길 기자 입력 2026-10-28 20:20:00 조회수 25

[앵커]

20억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된 세계음식문화관이 개장한지 1년도 안 돼 철거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수요 예측과 운영 여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이 추진돼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입니다.

황두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보행전용 다리 울산교에 조성된 세계음식문화관.

점심 영업 준비로 분주해야 할 시간이지만, 대부분의 매장은 불이 꺼져 있고 내부엔 사용하지 않는 집기류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지난 3월 울산시가 세계 각국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며 문을 열었습니다

투입된 예산만 20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개장 직후부터 비싼 음식 가격과 부족한 편의시설 등이 문제로 지적됐고, 이용객의 발길도 점차 끊겼습니다.

결국 전체 입점 업체 7곳 가운데 음식점 2곳은 이미 문을 닫았고, 나머지 4곳도 다음 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영업을 종료할 예정입니다.

이대로라면 세계음식문화관에는 카페 한 곳만 남게 되는데, 이마저도 정상적인 운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상욱 / 울산시장]
"지금 7개 중에 6개는 (영업을) 접었고 마지막 남은 1개가 여기인데, 6개가 (영업을) 접어버리면 여기도 같이 무너지는 구조인 거잖아요."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시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임지민 / 울산 남구 삼산동] 
"가면 갈수록 손님도 안 계시고 이쪽에 다 문을 닫는 거예요, 조금씩. 더워서 영업을 못하나 보다 싶었는데 이제 또 보니까 폐업을 한다고 적혀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보고 '이럴 거면 공사를 왜 했나' 싶기도 하고…"

최근 울산시 국정감사에서도 충분한 수요 예측과 운영 여건에 대한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다만 입점 업체들과의 계약기간이 내년 3월까지 남아 있어 당장 시설을 정리하기는 어려운 상황.

이 때문에 울산시는 계약이 끝나는 대로 음식점 운영을 중단하고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새로운 공간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기자]

수십억 원을 들인 시설이 1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MBC뉴스 황두길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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