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회용품 등 쓰레기 배출량이 전국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가정에서는 분리 배출을 하고 있는데 많게는 절반 가까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쓰레기 처리 최전선에 있는 작업자들을 만나 봤습니다.
알파고 김문희 기자 입니다.
[리포트]
산더미처럼 쌓인 재활용 쓰레기를 밖으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인 한 고물상. 지난해 12월 허가도 받지 않고 폐기물을 보관하다 영업정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양민희/울산시 울주군청 환경자원과]
"(재활용 수거) 양이 너무 많아지고 처리 능력 밖의, 처리 능력보다 훨씬 많은 양을 수거를 해 오시는 거죠."
새벽 시간, 이 재활용 쓰레기들이 나오는 주택가 골목을 따라가 봤습니다. 겹겹이 쌓은 택배 상자를 수거차에 넣고 재활용 전용 그물망을 찾아 비우기를 반복. 수거반은 일회용품 등 택배 관련 쓰레기가 늘어난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반]
"엄청 나옵니다. 이 아이스팩이. (이게 많이 나와요?) 스티로폼 안에 주로 많이 들어가 있고 이거는 안에 내용물을 처리를 하고 배출하셔야 하는데.."
종량제 봉투에 담겨야 할 쓰레기들이 재활용품과 뒤섞여 있습니다. 묶여 있는 검은색 봉지를 열어보니 휴지 등 일반 쓰레기가 가득 차 있습니다. 이틀 동안 모인 재활용 쓰레기양입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나 오염된 스티로폼 같이 재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활용이 안되면 수거를 못하지만 현장에서는 막무가내로 치우라는 소리를 듣기 일쑵니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반]
"안 치우냐고 막무가내입니다. (재활용 안 되는) 쓰레기 내놓고서는 안 치우냐고 항의하고."
[재활용 선별업체 관계자]
"(플라스틱 용기는) 평상시보다 2배 늘었다고 보시면 돼요. 뭐 (배달)시키면 10가지 넘게 이런 용기에 담겨 오잖아요."
쓰레기 양도 양이지만 재활용이 되지 못하는 게 더 문제입니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줄어드나 싶었는데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하루 8시간씩 플라스틱을 다시 분류하는 작업자들.
"제가 선별 작업에 참여해 보겠습니다."
재활용 품목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의 쓰레기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이거는 음식을 먹고 그냥 버리신 것 같고."
[재활용 쓰레기 선별 작업자]
(기자/'이런 거까지 버리나?' 했던 것들에 뭐가 있을까요?)
"죽은 동물들. 고양이 같은 거나 개 같은 거. 그런 거 많이 올라오거든요."
시민들의 '배출 의식'도 문제지만 지자체의 '수거 방식'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현장에서는 입을 모읍니다. 요일별로 품목을 나눠 수거하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서로 다른 품목들을 한꺼번에 수거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자체 별로 버려지는 쓰레기 양이 많게는 2배 가까이 차이납니다.
[재활용 선별업체 관계자]
"전국에서 다 똑같은 차량 쓰고 있거든요. 압롤·압착차. 혼합 배출하는 방법에서는 획기적으로 종말품 자체가 줄거나 쓰레기양이 줄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아요."
압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어렵다면 요일별로 재활용 품목을 세분화하자는 겁니다. 지자체는 환경을 고려해 이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긴 하지만 당장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울산시 자원순환과]
"품목 항목을 세분화하게 되면 주민들이 헷갈리거든요..(품목별로) 담아서 내놓을 수 있도록 망을 더 추가로 제작해서 준다든지 그런 비용을 생각하면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코로나가 불러온 쓰레기 대란. 시민 의식도 수거 방식도 지금이 변화할 때라는 소리가 현장에 가득했습니다. 알파고 mbc뉴스 김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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