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황기를 맞고 있는 국내 조선업이 한동안 없었던 초고가 해양설비 수주에 다시 시동을 걸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바다에 떠 있는 정유공장으로 불리는 부유식 원유생산설비를 2년여 만에 수주했는데, 수주 가격이 1조원 대에 달해 수출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7년 건조해 영국 BP사에 인도한 부유식원유생산하역설비(FPSO)입니다.
바다에 떠 있는 정유공장으로 불리는 이 설비는 북해에 설치돼 하루 13만 배럴의 원유와 220만 세제곱미터의 천연가스를 생산합니다.
1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도 있어 당시 수주단가가 1조 3천 5백억원에 달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 하반기 들어 첫 수주한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는 단순히 심해에서 원유를 뽑아 올리는 기능을 하지만 선가는 더 비쌉니다.
수주가격이 무려 1조 6천억 원.
부가가치가 높다는 LNG선 한 척 가격이 3천억 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5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이 회사가 해양플랜트 설비를 수주한 건 꼭 2년만으로, 앞으로 3년 치 일감 걱정은 덜게 됐습니다.
[이민규 책임매니저/HD현대중공업]
"올해 첫 해양설비로 하반기 수주를 시작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시장 상황이 좋은 LNG선과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펼칠 계획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들어 처음으로 한 번에 7천 5백대의 자동차을 운반할 수 있는 자동차 운반선 수주도 따냈습니다.
길이 200미터,너비 38미터 규모의 자동차 운반선(PCTC)은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중동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수주 풍년을 맞은 조선업계에 남은 과제는 인력 수급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하반기 국내 조선업계에 최소 6천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기능인력 충원과 함께 노동강도에 비해 임금이 열악한 조선업 근로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