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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성여중·울산여상 교가 똑같다?

[앵커]
울산에 있는 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가가 똑같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울산시교육청은 1997년 광역시 승격 이전의 기록은 남아있는 게 없다고 밝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홍상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산학성여자중학교 교가.

박목월 시인이 작사했고 이영주 작곡으로 나와 있습니다.

4분의 4박자에 플랫이 1개 붙은 바장조의 곡으로, '태화강'으로 시작해 '길이 빛나리'로 끝납니다.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 교가와 비교해봤습니다.

[싱크]
태화강 기슭에 복된 나날을~

[ CG ]
가사는 '학성여중아'라는 다섯 글자가 '울산여상고'로 바뀐 것 말고 다 똑같습니다.

학성여중 교가보다 음이 2도씩 높은 뿐, 곡조도 똑같습니다.

작사가는 같고 작곡가는 이름이 다르지만 이영주, 이영수로 이름이 비슷한 걸 감안하면 어느 한 쪽이 오타가 아닐까 추정됩니다.

두 학교의 교가는 왜 똑같은 걸까?

학성여중은 1946년에, 울산여상은 그보다 17년 뒤인 1963년에 개교했습니다.

두 학교의 연혁을 살펴봤더니 둘 다 울산육영회가 설립했다고 하는데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울산육영회는 이후락씨가 박정희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에 만든 사학재단입니다.

이 재단은 1960~1970년대에 학교를 설립했는데 학성여중은 재단이 만들어지기도 전인 1946년에 설립됐기 때문입니다.

복수의 교육계 원로들에 따르면 울산육영회가 처음 설립한 학교는 울산여상입니다.

[80대 교육계 원로(음성변조)]
"1963년도쯤에 울산육영회가 설립이 돼서 울산여상을 제일 먼저 설립했고 학성여자중학교는 그게 아마 국립은 아니고 사립이었는데 나중에 인수받았을 거예요. 정확하게 모르겠어요"

울산시교육청과 경남도교육청에 울산육영회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기록이 없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울산육영회가 1982년에) 공립으로 전환된 이후로 경남에서 울산으로 또 넘어오고 이래 가지고 법인이 계속 지속됐다면 자료가 남아있을 수도 있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자료가 하나도 없어요"

박목월 시인은 40여년 전에 사망했고, 작곡가도 이미 고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돼 두 학교의 교가가 같은 이유를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MBC뉴스 홍상순입니다.

영상취재: 김능완

CG :강성우 곽효빈

홍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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